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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영근 개인전 - 여행Ⅲ (2012. 05. 10 - 24) : JUN Young Geun Solo Exhibition - Travel Ⅲ | ![]() ![]()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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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맘때면 차를 타고 북악스카이웨이를 탔다. 봄이 왔고 길은 시원했다. 간간히 봄비가 길을 적시면 창문을 연 채 천천히 차를 몰아 바람과 함께 숨을 쉰다. 좀 더 멀리 가는 것도 좋다. 자유로를 내달리거나 아니면 양평과 춘천을 지나 강릉과 속초로 나가보는 것이다. 첫 사랑과 함께 했던 장소, 실연의 기억을 더듬어도 본다. 동해에 도착하면 차를 세우고 짙은 푸름으로 넘실대는 파도와 춤추고 소금기 찐한 바람을 껴안고 떠나길 잘했다고 스스로를 격려한다. 가장자리가 하얀 혹은 은빛으로 빛나는 비늘구름이 떠있다. 갑자기 태양이 크게 보이는 것은 햇빛이 평소보다 따뜻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언제나 자동차가 나온다. 그리고 자동차만큼이나 길이 나온다. 신작로이든 비포장 시골길이든. 잘 알려진 국도나 강변로를 따라 또는 해안도로를 따라 달리기도 한다.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 도리가 없다. 자동차가 한 대나 또는 두 대가 덩그러니 있는 길은 결코 모두가 함께 쉬는 휴일이 아닐 것이다. 다른 이들이 모두 일상에 속한 시간인 것이다. 그런 시간은 어디라도 휴식이고 여행이 된다. 그러면 그 시간대를 사는 사람들은 일상과 일상 사이를 건너다니는 시인이거나 화가가 된다. 여행은 현대 사회의 문화를 상징하는 라이프스타일이다. 사람들이 공통으로 꿈꾸는 것이기에 많은 예술가들의 주제로 다뤄졌다. 괜찮은 여행은 인생을 변화시키고 세상을 한층 달라보이게 한다. 생활을 돌아보고 번잡한 일상을 벗어나서 어떤 열정과 감흥에 나 자신을 고스란히 던져놓는다. 그 가운데 어떤 한계를 느끼고 그것을 뛰어넘기도 한다. 생계를 위한 또는 볼거리를 찾아 떠나는 관광이 아닌 말 그대로 무언가를 경험하고 사람을 만나고 대화를 나누며 삶을 반추하는 것이다. 누군가는 그곳을 여행하는 것이 아니라 그곳을 산다는 것이 옳다고도 말했다. 여행은 내밀한 경험으로 가득한 진짜 삶을 살러 가는 것이다. 인생이니 삶이니 어쩌면 거창한 이야기를 꺼내지 않더라도 어디론가 떠나는 것은 특별한 경험이다. 전영근의 그림은 상투적인 표현에도 불구하고 보편적인 로망을 건드린다. 로망이란 욕망의 다른 말이다. 로망은 이루어지지 않기에 존속한다. 로망은 상투적이고 보편적이며 한 세대가 함께 공유하는 공감이다. 바로 그 상투성이 공감의 요체다. 매일매일 비슷비슷한 옷을 갈아입는 사물이 달리 보인다.
어린 시절 자동차를 처음 탔던 기억은 단지 빛바랜 추억만은 아닌 것이다. 좁은 국도를 따라 꿩이 날아오르고 고라니가 놀라 달아난다. 나무 그림자가 채찍처럼 날카롭게 휘감겼던 원형의 기억은 생생하고 구체적인 만큼 전투적이며 격렬한 갈등과 교묘한 화합으로 채워진다. 2 어떤 시인은 길은 그리움이라고 말했고 또 다른 이는 길은 인생이라고도 말했다. 잠파노와 젤소미나의 ‘길’처럼 인생의 희로애락으로 두껍게 채색된 흑백의 기억을 달린다. 굽이굽이 돌아내리고 오르는 과정은 시가 되고 그림이 된다. 대관령과 한계령과 미시령을 차례로 오르고 내리는 시간은 그 자체로 솟는 시간이다. 과거도 미래도, 서론도 결론도 없이 단지 어떤 중간 지점에서 갑자기 출현한다. 그림은 너무 앞서가지도 너무 뒤처지지도 않은 길에 있다. 결코 서두르지 않고 앞서가지도 않는다. 나무와 꽃과 구름과 풀과 어울려 어디쯤인가를 채우고 있을 뿐이다. 어떤 그림은 따듯하고 어떤 그림은 모호하다. 또 어떤 그림은 익숙하다. 너무도 익숙하여 신파적이기까지 하다. 거대한 산보다는 아담한 산등성이를 오르고 거친 파도보다는 햇살이 좋은 잔잔한 바다를 본다. 등짐을 진 자동차는 일상을 떠나는 이들의 초상이 되고, 캔버스를 걸고 그림은 새로운 경험으로 시동을 건다. 어떤 거창한 이념도 논리도 목적도 없이 이야기의 선을 그려간다. 우화처럼 시리즈로 펼쳐지는 그림들은 오랜 시간 화가의 삶을 꾸려가는 과정을 함께 해온 것이다. 어떻게든 보내든 하루는 갈 것이고 내일은 오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상상이나 공상으로만 그려온 시간을 담담히 해내었다. 살고 살아지는 것이다. 해가 뜨고 바람이 불고 나뭇잎이 날리고 꽃이 피고 졌다. 비가 스치고 눈이 쌓이는 떠남을 작가는 해온 것이다. 그림은 우리가 잃어버렸던 또는 앞으로 잃어버릴 것을 미리 그려낸다. 기억들은 뭉뚱그려져 하나의 씬을 이룬다. 자동차가 달리는 것은 길이 아니라 작가의 기억인 것이다. 비록 망각되었을지라도 만물은 자신의 이름이 있다. 무엇을 보았고 무었을 이야기 했으며 또 무엇이 되어보았는지는 기억할 수 없어도 세상은 가득 차 있고 우리는 그 속을 돌아다니는 것이다. 이름 모를 것들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오래전 마르셀 프루스트가 사소한 기억을 떠올리면 시작하였던 장대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처럼, 낯선 시간은 결코 처음이 아니라 반복해서 펼쳐졌던 시간들인 것이다. 이미지들의 길고긴 행렬이 벌어진다. 그것은 기억의 행진일 지도 모른다. 체험을 기억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 기억에 대해 기억하는 것인지 분명치 않지만. 현대성의 끝에서 그림그리기의 즐거움이 등장한다. 작가는 아주 밝은 빛이 투사된 꿈을 ‘함께’ 꾼다. 물감과 붓질 사이로 의식과 무의식이 교묘하게 얽혀들고, 기억과 망각이 서로의 경계로 흘러간다. 김노암 | |||||||||||
학력 Education 강릉원주대학교 미술학과 졸업 성신여자대학교 일반대학원 서양화과 졸업 개인전 Solo Exhibitions 2022 숲 (갤러리진선, 서울) Still Life (갤러리 뮤트,수원) 사계 (아트필드갤러리,서울) 계절묘행 (프린트베이커리한남점,서울) 2021 ‘Let’s go’ (2448문화인아츠,서울) ‘ 2020 희망으로 가는길 (갤러리조이,부산) 정물展 (갤러리진선,서울) 2019 바다부채길여행(갤러리 봄아,강릉) 2018 구름위에 산책 (아트세빈,서울) 붕붕,자연으로의 초대展 (LG U+ART&HEALING GALLERY,용산,서울) (LG U+ GALLERY C,마곡,서울) 2017 HOORAY⌜好來以⌟ (2448문화인아츠,서울) 2016 덜컹 덜컹 (세브란스아트스페이스,서울) ‘길위에 연가’ (갤러리조이,부산) 2015 뚜벅뚜벅... (The Ridge 354 ART SPACE,평창) 2014 여행자 (fnart space,서울) 2014 여행展 (청화랑,서울) 2013 2013 여행展 (청화랑,서울) 전영근展 (505갤러리,원주) 2012 여행 Ⅲ (갤러리진선,서울) 2011 행복한 여행 (청화랑,서울) 2010 여행Ⅱ (갤러리진선,서울) 2009 KCAF Ⅸ (예술의전당,서울) 아주 특별한 여행 (청화랑,서울) 2008 전영근 展 (노암갤러리,서울) 여행I(갤러리진선,서울) 2007 갤러리진선윈도우전 ‘이야기가 있는 정물’(갤러리진선,서울) 2005 2회개인전 (송은아트큐브,서울) 2003 1회개인전 (인사갤러리,서울) | |||||||||||
![]() ![]() 1. 여행-산을 오르다 2012 | 나무에채색 | 53x29x29cm | 2012 | |||||||||||
스포츠 경향 2012. 5. 3
온통 꽃천지인 세상. 이럴 땐 화사한 원색이 주는 봄의 색감에 홀려 누구든 감각의 촉수가 번뜩인다. 젊은 신예작가들이 원색이 주는 강렬함을 앞세운 작품들로 갤러리를 유혹한다. 화사한 봄과 어울리는 전시장을 감각적인 작품들로 가득 채웠다. 그네들의 전시장에 들어서면 누구든 그림과 사랑에 빠질 수 있을 것 같다. 5월의 전시장을 수놓을 신예작가들의 작품을 둘러봤다. 이번 전시에서 눈여겨볼 점은 새롭게 선보이는 통나무 작업이다. 통나무 조각 작업은 그동안 회화에서 보여진 붓 터치의 느낌이 고스란히 살아있다. 조각도에 패여 나간 자국은 마치 전영근 만의 두터운 붓 터치처럼 특유의 투박한 질감을 잘 살려내고 있다. 그림 속 등장 사물들이 그림 밖으로 나와 마치 살아 움직일 것 같은 생동감을 전달한다. (02)723-3340 강원일보 2012. 5. 8
서양화가 전영근 개인전 '여행3' ◇전영근 作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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